심리·최면상담 물 공포증을 극복한 40대 여성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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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대한 공포감이 커 머리를 감기도 어렵고, 심할 때는 물이 무서워 물 마시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여성이 최면상담 후 물 공포증을 극복하셨습니다.
호소문제: 물 공포증을 떨쳐내고 싶다. 그래서 좋아하던 수영도 다시 하고싶다. 물 공포로 인해 생긴 답답함과 우울감도 해소하고 싶다.
신상정보: 40대 후반 여성
상담경과
사례분은 상담에 오셔서 물 공포증을 극복해 “수영을 꼭 다시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8년 전부터 수영을 시작했는데, 1년 전 한강에서 수영을 하다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려운 답답함이 느껴졌고 그 후로 물이 점차 무서워졌다고 하셨습니다.
심할 때는 아침에 물을 마시려 해도 물이 무서워 못 마시는 경우도 있고, 머리를 감으려 해도 물이 무서워 머리를 못 감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런 물에 대한 두려움이 겨울에는 덜해지다 여름이 되면 심해져 생활에 불편이 크다고 하셨습니다.
사례자분은 수영이 너무 좋아 늦은 나이에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음에도 대회에 나가 수상도 여러 차례 할 정도로 수영을 즐기며 살았는데, 갑자기 물이 무서워지고 물을 마시는 것조차 불편해지자 너무 답답해 우울증까지 깊어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공포증은 특정 대상을 무서워하는 것인데, 공포증 형성 과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점진적 형성입니다. 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보통 어려서부터 자신이 무서워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피하는 습관이 강해지곤 합니다. 이를테면 높은데 올라가는 게 무서운 아이들은 높은 데를 계속 피하게 되고, 벌레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은 벌레를 피하면서 벌레공포증이 심해지곤 합니다.
공포증 형성의 또 다른 과정은 충격사건과 트라우마를 들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를 당한 후 운전대를 잡지 못하거나 비행기 사고를 목격한 후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등 충격으로 인해 특정 대상을 무서워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례자분의 경우는 보통의 경우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증을 겪고 계셨습니다. 어려서부터 물이 무서웠던 적도 없다고 하셨고, 수영이 좋아 수영을 즐기고 있었는데 수영하다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것도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저 한강에서 수영하다 왠지 모르게 갑자기 물이 ‘답답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날로부터 물 공포증이 점차 심해져갔다고 하셨습니다.
사례자분과 같은 증상을 겪는 분들은 공포증 자체 때문에도 어려움을 겪으시지만, ‘왜 이 이런 힘겨움이 시작되고 지속되는지 영문을 알 수 없어’ 답답함까지 가중되어 힘들다고 하시곤 합니다.
1차 상담에서는 깊은최면 유도와 감정청소법을 적용하였는데, 사례자분의 경우 어린시절 상처주었던 엄마를 선택해 엄마에게 쌓인 응어리를 털어내는 과정을 거치셨습니다. 그런데 쌓여있던 감정이 많으셨는지 1차 상담이 다 끝날 때까지 감정청소를 끝내지 못하고 70% 정도 진행되고 상담이 마쳐졌습니다.
일주일 후 진행된 2차 상담에서 1차 상담의 경과를 확인해 보니, 모친에게 쌓인 감정을 다 털어내지 못했지만 엄마를 대할 때 화가 덜 나고 우울감도 조금은 덜해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물에 대한 공포감은 그대로라고 하셨습니다.
2차 상담에서는 물 공포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무의식 탐색을 시작했는데, 탐색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못했습니다.
깊은 최면에 들어가면 평소보다 감각체험이 더 생생해지곤 하지만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습니다. 사례자분의 경우 최면에 들어갔음에도 보고, 듣고, 몸으로 느끼는 감각들이 거의 없고 감정만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하셨는데, 뭔가 선명하게 보이질 않으니 ‘잘 안 보인다’는 대답을 반복하곤 하셨습니다.
최면중의 원인 탐색과정은 ‘뭘 보려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허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동안은 ‘안 보인다’에 방해를 받으시다가 갈수록 다행히 느낌을 허용해 주셔서 기억하지 못하던 3세 무의식 사건까지 탐색할 수 있었습니다.
공포증의 원인 탐색과정에서는 보통 무서워하는 대상에 대한 공포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할만한 관련 사건들이 찾아지곤 합니다. 이를테면 물 공포증이 있는 분들의 경우, 아기였을 때 엄마가 목욕을 시켜주다 '욕조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등의 사건이 탐색되곤 합니다.
그런데 사례자분의 경우에는 공포증 형성 유형도 보통과 달리 특이했는데, 원인탐색에서 나타나는 사건들의 양상도 특이했습니다.
3세 아이는 쇼파에 앉아 있다가 아래로 떨어져 아파서 울고 있었는데, 아무리 울어도 아무도 와주는 사람이 없자, ‘날 싫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3살 경험은 사례자분이 호소하는 물 공포증과 관련된 감정을 탐색하다 연결된 사건인데, 이 사건에서 물과 관련될만한 공포감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일주일 지나 3차 상담에 오셨을 때 경과를 확인해 보았는데, 우려했던 대로 물 공포증의 차도는 전혀 없다고 하셨습니다. 단지 2차 상담에서 탐색된 ‘날 싫어하는 것 같아’ 힘들어하던 3세 아이를 달래주고 나니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 생각이 전보다 덜 드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인간관계에서 겪던 불편은 사례자분이 최면상담을 신청하게 된 상담목표도 아니었습니다.
최면상담은 대화 심리상담과 달리 진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라서, 2회차까지 진행 되었는데도 해결하고 싶은 증상에 차도가 없으면 ‘안되나 보다’ 또는 ‘효과 없을 것 같아’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구나 사례자분의 경우 최면 중에 ‘잘 보이지도, 잘 들리지도, 감각이 느껴지는 것도 없다’는 불편을 호소하셨기 때문에 ‘최면상담이 잘 되고 있는 건가?’ 싶은 의혹이 들 수도 있을 듯 했습니다.
그래서 사례자분에게 실망이 되지 않나 여쭈었더니, ‘수영을 꼭 다시 하고 싶은 열망이 크기도 하고 물 공포증은 여전하지만 엄마에게 화나는 마음이 많이 줄어들어 계속 하다보면 좋아질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최면감수성이 높고 참여 동기가 높은 분들의 경우 매 회기마다 좋아지는 호전 결과가 확인되어 진행이 순조로운 경우도 많지만, 사례자분처럼 호전이 더딘 경우에는 참여하는 마음을 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사례자분은 ‘좋아지겠다!’는 뜻이 강하셔서 그런지 무의식 원인 탐색과정에 잘 참여해 주셔서, 3차 상담이 진행된 후에는 물 공포증이 호전되기 시작해 30% 정도 공포감이 줄어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3차 상담에서 탐색된 사건은 2살 아이가 혼자 기어 다니면서 ‘다칠까 무서워’하는 사건이었는데, 공포감은 관련이 있을지 몰라도 물과는 관련성을 찾기 어려운 사건이었습니다.
사례자분의 물 공포증이 현격하게 좋아진 건 4차 상담 이후였습니다. 4차 상담에서는 뱃속에 있으면서 목에 탯줄이 감기는 걸 느꼈는데, 뱃속 태아는 ‘이러다 죽을 거 같다’는 공포감을 느꼈고, 이때 느꼈던 공포는 사례자분이 한강에서 수영하면서 갑자기 경험했던 공포와 비슷하다고 하셨습니다.
사례자분의 경우처럼 무의식 원인 탐색 과정에서 증상과 직접적 관련이 적어 보이는 사건들이 탐색되는 경우도 있지만, 끝까지 탐색이 진행된 후에 보면 증상이 어떻게 형성되어 갔는지 전체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5차 상담에서 사례자분은 환한 표정으로 오셨는데, 4차 상담 이후 물 공포증이 1/5로 줄어 다시금 수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5차 상담에서도 ‘좋아지겠다’는 마음으로 잘 참여해 주셔서 무의식 원인 뿌리 가까이 탐색이 진행되었습니다.
5차 상담이 끝난 후 사례자분은 '답답하고 우울하던 마음도 편해졌고, 이제는 수영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수영을 해보고 불편이 남아 있을 경우 다시 상담을 받으러 오겠다' 하셔서 5회로 심리최면이 종결되었습니다.
(사례 공개를 동의해 주신 분들에 한해, 익명으로 상담사례 게시판에 담고 있습니다)